醫·政갈등 첩첩산중… 변수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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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政갈등 첩첩산중… 변수 ‘산더미’
  • 이용 기자
  • 승인 2024.03.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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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중적 행태 보이는 정부와 대화 필요없어"
야당 "정부-의료계 협상, 예상된 총선용 기획" 비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사직 전공의에 대한 처분 의지를 누그러뜨리며 의료계에 적극적으로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 내부의 여러 변수로 인해 실질적인 갈등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대통령실이 밝힌 “의료계와 건설적 대화체를 갖겠다”는 입장에 대해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는 정부와의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으로는 대화하자고 쇼를 취하면서 어제만 해도 우리 비대위원 중에 한 분이 또 참고인으로 추가 소환을 당했다"고 비판했다.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던 우리 강원도에 있는 임원 1명은 피의자로 전환됐다고도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경찰로부터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정부는 의료계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지만, 의료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인 의협의 강경한 태도가 변수로 꼽힌다. 주 위원장은 지금의 의정갈등 상황을 '의료농단'이라고 규정했다. 또 국정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의협을 포함한 의료 단체들은 ‘의대증원’의 완전 철회 없이는 정부와 협상하지 않겠단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차기 회장 선거를 진행 중인 의협의 1차 투표에선, 의대증원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가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26일 최종 선거가 마무리된 후에도 의협의 강경 기조는 변함 없을 전망이다. 의협은 전날에도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제5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다른 의료단체와 머리를 맞댔다. 회의에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접협) 회장 등 비대위원 약 20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들도 온라인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논의를 진행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의료계 전체를 대변하는 단체라 보기 힘들다. 정작 해당 단체도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은 현재 의대에서 교육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도 수준이어서 수용할 수가 없다"며 정책 철회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국 40개 의대 중 대부분의 소속 교수들은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전의교협과 다른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일단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이 이뤄지려면, 정부가 의대증원에서 한 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협상과는 별개로, 2000명 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돌던 ‘총선용 기획’ 음모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해당 음모론은, 극적으로 의정 갈등을 해소시킨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통합 이미지를 부여하고 차기 대권주자로 힘을 실어주는 총선 공작이란 주장이다. 야당도 한동훈 위원장의 움직임을 ‘예상된 총선용 기획’이라며 문제삼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을 통해 "의대 증원 문제를 가지고 '의사 때리기'를 통해 정부가 일한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결국은 의사단체에 대폭 양보해 문제를 봉합하는 식으로 당이 수습하려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한 의사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정부여당의 의정 갈등 조작설을 허무맹랑한 헛소문이라 치부하지만, 일부는 시기가 공교롭게도 일치한다며 음모론을 믿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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