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에 수익성 악화 전망
전력기금 요울 낮춰 부담 줄여야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국내 철강업계가 전기로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기요금 인상설이 꾸준히 나오면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전기료에 포함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정부 총 90개 부담금 중 1위를 차지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2021년도까지는 3위였으나 전기요금 인상과 전기 판매량 증가로 2022년도에는 2위, 지난해엔 1위로 부담금 징수액이 늘어난 것이다.
전력기금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기요금의 3.7%를 징수하는 부담금이다. 본래는 2001년 전력산업이 민영화될 경우 취약해질 수 있는 전역산업 기반이나 공익사업을 위해 도입됐다.
최근 전력기금은 ‘쌈짓돈’처럼 쓰인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전대비 증가한 전력 사용량과 요금으로 인해 막대하게 잔고가 쌓인 반면 쓸데는 마땅치 않아서다. 특히 사용처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노후 시설 교체,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한국에너지공과대(한전공대) 설립 지원 등으로 제한적이다 보니 돈이 남는 것이다.
실컷 걷어놓고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다 최근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보완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설’까지 돌고 있으니 기업의 불만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탄소국경세 등 국제적인 탈탄소 압박으로 인해 전기로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전기료까지 올라버리면 말그대로 ‘진퇴양난‘의 형국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연간 평균 전기 1만GW(기가와트)를 사용하며 지난해 전력비, 연료비로 2조6231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계산만 하더라도 수백억에 달하는 전력기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 전력기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기업들도 모른다. 전기료가 인상될수록 내는 돈은 많아지는데 정부는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기업, 국민들과 소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전력기금 요율이라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요율이라도 줄여 기업의 부담을 낮춰달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요율을 3.0%로 낮출 경우 기업을 포함한 전국민의 부담은 6041억원(18.9%) 감소한 2조5888억원으로 경감된다. 또한 2.5%로 낮출 경우 1조356억원(32.4%) 감소한 2조1573억원으로, 2.0%로 낮추면 1조4670억원(45.9%) 감소한 1조7259억원으로 부담이 경감된다.
이외에도 부담금을 전기요금의 3.7%가 아닌 정액제로 부과하거나, 사용량이 많은 하·동절기 기간에 부담금 부과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거나 요율을 인하하는 등의 다양한 해결책이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을 지원할 산업부가 각종 부담금으로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고금리·고환율, 통상 이슈, 공급망 이슈 등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부는 보다 유연한 기업 경영 환경 조성 노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