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의대 증원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 발표
"국민 불편 해소 못해 송구…집단 행동 대신 '통일안' 제안해야"
"의사협회 정권 퇴진 운운, 국민 위협…불법 행동 법·원칙 대응"
"국민 불편 해소 못해 송구…집단 행동 대신 '통일안' 제안해야"
"의사협회 정권 퇴진 운운, 국민 위협…불법 행동 법·원칙 대응"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 집단 행동과 관련해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의료계가 합리적 방안을 가져오면 얼마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 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고 제안했다. 다만 현재처럼 대화에 나서지 않고 불법적 집단 행동을 계속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의대 증원·의료 개혁, 국민께 드리는 말씀'의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들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해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며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이번이 3번째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2023년 11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에 나섰다. 총선을 불과 9일 앞두고 다시 대국민 담화에 나선 것은 의료 공백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부 의료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의료계에서 제시한 350명, 500명, 1000명 등 증원 규모에는 "이제 와서 근거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숫자를 던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500명에서 1000명을 줄여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 행동이 아닌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는 의료계가 정부를 설득할 만한 증원안을 제시한다면 기존 방침인 '2000명'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증원 규모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가 강경하게 밝힌 '2000명 증원'을 놓고 일부 조정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일시에 2000명을 늘리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한다"며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이고,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 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논의가 부족했다는 일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이후 꾸준히 의료계와 의사 증원 논의를 계속해 왔다"고 반박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를 겨냥, "심지어 총선에 개입하겠다며 정부를 위협하고 정권 퇴진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대통령인 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의료계를 향해선 "의료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것이다. 일부 의사들의 불법 집단 행동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 건강에 위해를 주는 집단 행동과 집단 행동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동을 즉시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조속한 현장 복귀와 정부와의 대화에 동참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특히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의료 개혁 완수를 위한 국민적 지지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보편적 이익에 반하는 기득권 카르텔과 타협하고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