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효과 없는 역전세 대책… “월세화로 주거비 부담 커질 것”
상태바
[기획] 효과 없는 역전세 대책… “월세화로 주거비 부담 커질 것”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4.04.08 14:55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높아진 보증보험 가입 문턱… 전세 월세화 심화
“내집마련 앞서 월세 부담만 가중... 주거 불안 야기”
최근 빌라 임대차시장에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은평구 빌라 밀집 지역.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빌라 임대차시장에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 빌라 밀집 지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빌라 등 비아파트의 역전세를 막기 위한 정부 대책들이 현장에선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인들은 여전히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우려와 전세보증제 개편으로 월세 계약이 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2월 전국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총 2만545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8717건, 월세 거래량은 1만1828건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6%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2월 기준) 가장 높다. 월세 비중이 높아진 것은 전세사기 사태로 빌라 수요자들이 전세를 기피하고 위험이 적은 월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 따라 월세가격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어 서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대인 상당수는 전세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문턱이 높아진 점을 요인으로 지적한다. 전세사기가 발생한 이후 임차인들은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필수로 요구하는데, 전세보증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의 126%로 낮추면서 이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이 오히려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작년 임대차 시장에서 역전세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임대인들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용도의 대출에 대한 대출규제를 1년간 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완화된 규제로도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을 받기가 어렵고, 한도도 충분치 않다고 호소한다. 결국 정책 효과는 적고 월세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장에선 완화된 규제로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을 받기 어렵고, 한도도 충분치 않다는 견해가 많다.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으면 전세보증보험 및 임대보증보험 가입에 따라 대위변제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대위변제액을 갚지 못하면 전세보증보험 및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해 후속 임차인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사기 우려로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전세 대책 조차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해 월세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임대인 입장에선 전세보증보험 가입 문턱이 높아져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임차인들도 월세를 찾다 보니 결국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세를 권장하지 않는 정부 기조도 빌라의 월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전세제도는 갭투기를 유발해 주기적인 부동산시장 불안을 야기한다”고 했다. 전세제도 순기능도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월세화를 유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빌라는 서민·청년들이 주로 거주하기 때문에 월세화는 주거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전세사기·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비아파트 시장의 불안과 위축을 불러오고 있고 보증금 미반환 사고 위험은 커졌다”고 꼬집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전세라는 제도의 장점이 월별 주거비를 들이지 않으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인데 현재는 전세 기피와 월세화 및 월세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월세부담이 커져 주거사다리가 사라졌다”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주택시장의 혼란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jrn 2025-04-09 14:32:00
보증보험, 임대차 3법 꼭 페지해야 합니다

다빗 2025-04-09 12:55:23
보증보험제도 의무화를 폐지하라

도두이동주민 2025-04-09 12:44:15
보증보험 집주인 강제 가입 이후로 사기가 더 기승을 부렸다 페기해야 한다

중국고장많아 2025-04-09 12:45:35
보증보험 126% 로 집주인들이 더 전세금 마련 해야 되는 악순환

이순 2025-04-09 15:59:47
보증보험 없애야 임대인 임차인 모두 살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