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길어져···전공 측 면담마저 무위
與 '유연한' 입장 변화 촉구에도···'2000명' 고수
與 '유연한' 입장 변화 촉구에도···'2000명' 고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로 인한 의정 갈등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4‧10 총선 여당 입장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점점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여당 일각에서 유연한 입장 변화를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오히려 '2000명'이라는 기존 증원 규모를 못 박은 상황이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 입장에선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은 만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총선의 막판 변수로 남아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140분 동안 면담을 가지면서 높은 정권 심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여권 내부로부터 나왔다. 하지만 면담 이후 박 위원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에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의정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의대 정원 문제가 총선 직전 여당의 악재로 작용하게 된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2000명' 증원 고수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사이 별다른 소통 창구 없이 의사 면허 정지와 같은 강경책으로 밀어붙이면서 환자 불편만 가중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의료 대란에 따른 '정부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여당 내에서 윤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안철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는 지난 1일 "의사, 정부, 시민단체, 외국의 공신력 있는 기관 등이 모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증원안을 만들어 모두 수용하는 것"이라며 "빠르면 3개월 내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강 대 강 대치로 국민만 희생자가 되는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고 신속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하지만 윤 대통령은 안 후보가 입장 변화를 촉구한 같은 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여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