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재팬 끝났다”…유통가에 확산하는 ‘예스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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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팬 끝났다”…유통가에 확산하는 ‘예스 재팬’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4.04.09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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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 5년 만에 수입 맥주 1위 탈환
일본 브랜드 흑자 전환…한국 공략 속도
5년전 거세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었지만, 최근 유통가에 유통가에 ‘예스 재팬‘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년전 거세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었지만, 최근 유통가에 유통가에 ‘예스 재팬‘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일본 제품 불매운동 ‘노 재팬’ 바람이 불어온지 5년. 이제 유통가엔 ‘예스 재팬’ 훈풍이 확산되고 있다.

9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으로 자취를 감췄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283.3% 급증한 5551만6000달러(한화 751억9642만원)로 수입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이 1위에 오른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업계에선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해 5월부터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아사히 생맥주 캔)’ 인기가 일본 맥주 침체를 반전시키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사히 생맥주 캔은 2017년부터 약 4년간 연구 끝에 만든 제품으로, 캔 상부 뚜껑 전체를 벗기면 거품이 올라와 생맥주처럼 마실 수 있다. 아사히 생맥주 캔 론칭 당시 한동안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3월엔 아사히 생맥주 캔의 두 번째 시리즈 ‘아사히 쇼쿠사이’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국내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일본산 위스키 수입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위스키 수입액은 798만달러(한화 약 108억1290만원)로 전년 대비 92.5% 증가했다. 노재팬 운동 확산 전인 2018년 수입액의 7.6배에 달한다. 일본 제품에 대한 수요는 주류를 넘어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번졌다.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 중 하나다. 노재팬 이후 한동안 국내에서 영업 적자까지 기록했으나 2022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매출은 1조원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불매운동 직전인 2018 당시 유니클로 매출은 1조3781억원을 기록, 매장 수는 19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은 반토막이 났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매장 수도 급격히 줄었지만, 최근 유니클로는 다시 매장들을 늘려가고 있다. 오는 19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대형 매장을 추가하면, 국내에 총 129개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유니클로와 함께 노재팬 역풍을 맞았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 역시 2019년부터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2022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4년만인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본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는 2019년 반일 여론이 거세지면서 2020년 국내 매출이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5000억원대로 반등했다.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인 ‘데상트 골프’를 앞세워 골프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국외 생산 상품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일본 먹거리 상품을 판매해 높은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일본에서 직수입한 과자 ‘랑그드샤’ 판매량은 최근 50만개를 돌파했으며, 지난달 선보인 일본 인기 생초콜릿 ‘후와토로리치 생초콜릿’는 출시 열흘 만에 10만개를 판매했다. 이어 최근 매운맛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페양구 야끼소바 지옥의맛’과 일본 동부지역 야끼소바 ‘페양구 야끼소바 오리지널’ 2종도 출시했다. 해외여행도 일본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1∼11월 일본을 찾은 누적 외국인 수는 총 2233만명으로 한국인 방문객이 전체의 27.7%인 61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15.7%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며 유통가에서 일본산 제품 판매를 꺼릴 정도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지만,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일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큰 폭으로 늘자 자연스레 일본산 제품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소비성향을 분리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일본산 제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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