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민간 해법 VS 공공 주도 재가열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제22대 총선이 시작되는 가운데 여야가 차지할 의석 수 등 결과를 떠나, 임대차법·부동산세제·주택공급정책 등에 변화의 바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 공개된 정당별 정책에 따르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부동산 정책 추진 방향이 크게 엇갈린다. 그러면서도 기존 정책에 대한 전면 부정 내지 보완 형식으로 변화를 꾀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우선 임대차법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앞서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를 일괄 폐지하겠다고 했다. 국힘은 임대차법이 임차인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임에도 전셋값 상승과 전세사기 확산 등 부작용을 낳았다고 보고 있다. 국힘은 임대차3법 중 전월세 신고제만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임대차법을 유지하고 임차인 등록제 추가 도입을 공약했다. 이를 통해 임차인들의 의무 실천 여부에 따라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와 재계약 불가 등 패널티를 동시에 부여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부동산 세제 관련 공약에서도 여야는 첨예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국힘은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공약을 내놨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내 주택 구입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고 양도세 비과세·보유세 및 취·등록세 특례 혜택 적용을 늘려 지방 부동산 살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국힘의 정책이 투기 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실질적인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월세 세액공제 대상 주택을 기준시가 4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상향하고 소득제한도 저소득가구에서 중산층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주택 공급을 늘려 주거 고민을 낮추고 집값을 잡는다는 데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다. 다만 해법에선 뚜렷한 차이점이 확인된다. 국힘은 정비사업 규제 철폐를 통한 민간 주도의 공급 확대를, 민주당은 국가 주도의 기본주택 100만 가구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 급등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각한 현 시점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 확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국가 주도의 기본주택 확대는 수요가 쏠리는 수도권 등에선 대형 공급이 가능한 부지가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