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한때 세계 마라톤을 주름잡았던 한국 마라톤이 파리 올림픽에 1명도 출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17일 열린 ‘플래티넘 라벨’ 서울마라톤에서 5위권 안에 들거나 지난 7일 대구마라톤과 14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마라톤은 갈수록 빨라지는 세계 기록으로 인해 올림픽 기준기록과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남자 세계 신기록은 지난 2월 유명을 달리한 켈빈 킵툼(1999-2024·케냐) 선수가 세운 2시간35초로 ‘꿈의 기록’ 1시간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자는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2시간11분53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웬만한 남자 선수와 대등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록은 케냐나 에티오피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남자마라톤 신기록은 2시간7분20초로 2000년 이봉주가 세운 기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여자는 2시간25분41초의 기록을 2018년 김도연(31·삼성전자) 선수가 세웠다. 근래 세계 주요 대회 남자 마라톤 상위권 기록은 2시간 2~4분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약 10분가량 늦은 2시간 10~15분대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약 3km~5km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의 상황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탄탄한 저변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일본은 우리와 반대로 파리 올림픽에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남자 신기록 보유자 스즈키 겐고(28·후지쓰), 2시간4분56초를 포함해 2시간 4~7분대 선수가 10여 명 넘기 때문이다. 여자 마라톤 또한 마에다 호난(27·텐마야) 선수가 아시아 최초 2시간18분59초로 신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시간 19~21분대 선수가 여럿 있다. 일본 마라톤은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 팀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100회를 맞은 대표적인 하코네 역전 마라톤과 다양한 남녀 역전 경주대회가 열려, 그로 인해 세계적인 마라톤 스타를 꾸준하게 탄생시키고 있다. 한편 중국은 아시아 마라톤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여 3자리를 확보한 상태로 우시마라톤 대회에서 허제(25) 선수가 2시간6분57초로 남자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 마라톤은 쑨 인지에(32) 선수가 2시간19분39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시간 19~21분대 기록을 가진 선수가 몇 명 더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