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비공개 발언···"저부터 잘못"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여당이 참패한 총선 결과와 관련해 "국민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와 참모 회의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결과와 관련해 직접적인 사과 표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제까지 이관섭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주례회동 등을 통해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데 그쳐왔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전반적인 총선 관련 입장을 밝혔고,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추가로 심경 전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 결과는 한편으로는 당의 선거운동을 평가받는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 국정 운영을 국민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이라며 "매서운 평가를 받은 것이라 받아들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를 회초리에 빗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자식이) 매를 맞으면서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는지 반성한다면 어머니가 주시는 '사랑의 회초리'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얼마나 어떻게 잘할지가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며 생각해야 하는 점"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 국민을 위해 못 할 게 뭐가 있느냐"라며 "저부터 잘못했고 앞으로 대통령인 저부터 더 많이 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사과 발언에 관해 "무엇보다 대통령부터가 국민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공개 발언이 아닌 비공개 회의를 통해 사과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의 소통이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앞으로 많은 소통 기회가 있고, 그렇다면 그 형식에 맞는 더 좋은 내용으로 언론인, 국민과 소통할 수 있다"고 답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