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형제자매는 ‘최초의 타인’이라고 한다. 부모 외에 처음으로 만난 사람. 우리는 형제자매와 더불어 생활하며 기초적인 사회감각을 키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내 곁에 남아 줄 유일한 사람. 그 소중함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편지글에는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외로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미래를 향한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가슴에는 뜨거운 열정과 넓은 곳을 알기 위한 의지’를 가진 언니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곧게 나아갔다.
특히 편지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저자에 대한 언니의 지극한 내리사랑이다. ‘네가 받을 살아가는 인생의 어떠한 고통이나 아픔도 이 언니의 몫으로 다 해버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 나온다. 홀로 타지에서 외로운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큰 꿈을 가져라’, ‘학업에 정진해라’, ‘이빨 잘 닦아라’ 시시콜콜하는 걱정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 헌신적이기까지 하다.
책에는 당시 저자가 받은 엽서와 편지가 함께 수록돼 있다. 지면을 빼곡히 메운 글자에서는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느껴진다. 동생을 누구보다 아끼고, 큰 꿈을 품고 있던 언니는 애석하게도 지병으로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언니가 남긴 편지글에 남아 그리운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나는 비록 떠났지만 나의 사랑은 여기에 두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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