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보증금 회수 어려워…세금 투입 시 사회적 합의 선행 돼야”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방향이 ‘선구제 후구상’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190석에 이르는 의석을 차지하면서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최근까지 1846건을 심의한 가운데 1432건에 대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했다. 지난해 6월 특별법이 시행된 후 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는 총 1만5433건이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야당은 이 같은 정부 지원에도 입법 보완을 통해 ‘선구제 후구상’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별법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경공매 유예 및 우선매수권 청구, 저리대출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간접적인 지원책으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전세사기 주택은 지금까지 1가구 뿐이다.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해 전세사기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법안 개정을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개정안에 담긴 선구제 후구상 방식으로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식에 반대하면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해 온 ‘선구제 후구상’을 중심으로 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선구제 후구상 방안이 실제로 실행되면 혈세 투입에 따른 재정 고갈 부작용이 따르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전세사기의 채무자의 경우 이미 경제적 파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선구제를 하게 된다면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며 “선구제를 실제로 한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전세사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엄격히 따질 필요는 있지만 다른 사기 피해와 균형을 맞춰 피해지원 관련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무조건 온정주의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보상을 하려면 사회적 합의나 동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