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알리와 테무 등 중국의 거대 이커머스 기업(이하 C커머스)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소상공인, 이른바 K-쇼핑몰들의 줄 폐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 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신고를 한 인터넷 통신판매 업체는 모두 7만8580곳으로 역대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터넷 쇼핑몰의 폐업은 전년대비 약 2만 곳 넘게 급증했다.
인터넷 소상공인들이 많이 분포된 분야 중 하나인 의류 및 패션 분야는 판매자들 대부분이 중국이나 동대문 등에서 물건을 구매해서 중간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C-커머스의 직진출로 인해 중간 단계가 없어짐에 따라 이제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소싱을 통해 국내 판매를 했던 K-쇼핑몰들이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다.
대형 커머스와 소규모 상인 간의 유통구조를 비교하자면 당연히 경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소상공인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패션뿐 아니라 모든 산업 자체가 글로벌을 무대로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음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전문성 없는 인터넷 패션 쇼핑몰들로 인해 언제부턴가 도소매의 경계가 모호해져 버렸다. 이에 따른 소량 생산의 증가 여기에 봉제업의 고령화와 높아진 인건비가 맞물리며 더는 한국 패션의 생산성이 예전 같지 않다.
그로 인해 패션 생태계가 전체적으로 무너져 버렸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재편성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이 아닌 진짜.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다.
C-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상품들은 지금 당장은 저렴한 가격과 화려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하여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유혹하기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용품과 같은 카테고리와 달리 패션이라는 분야는 사용자의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에 강력한 브랜드력이 중요한 품목이다. 그리고 그런 브랜드력을 가진 브랜드는 팬심을 형성하고, 이들은 그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은 소비자들에게 가격 측면의 메리트를 내세우기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강점을 차별화하고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국내생산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다만 해외 기업이 국내 유통구조를 장악했을 때, 우리가 직면하게 될 피해에 대하여 계속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사회적 논의가 많아져야 소비자들 또한 윤리의식과 생각을 가지고 브랜드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런 위기의 시대, 그렇다면 소상공인을 위한 패션브랜드 창업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작게 시작해서 크게 키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