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계열사 상당수 이사 보수 총액 한도 축소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재계 주요 기업들의 임원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주말 임원 회의를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음은 물론 보수나 혜택 등을 축소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기업들이 ‘비상경영’ 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삼성은 일부 계열사에서 시행하던 임원 주 6일 근무가 전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개발·지원 등 일부 부서 임원들이 진행했던 주 6일 근무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사들이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는 그룹 차원의 지침이 아닌 위기 극복을 위한 각 계열사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E&A 등이 주6일 근무를 진행해 온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가 주 6일제에 나선 셈이다.
이에 앞선 2월에는 SK그룹이 월 1회 평일에 진행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를 격주 토요일 진행으로 변경했다. SK그룹 경영진 회의의 토요일 진행은 지난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업무량은 늘어난 반면 보수나 혜택 등은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수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480억에서 올해 430억원으로, 장기성과 보수 한도를 1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였다. 이사 수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모두 11명으로 동일하다. 또 삼성은 퇴임 후 1~3년간 주어졌던 상근고문직의 임기를 줄이고 혜택 규모 등도 축소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이사 수가 9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늘었지만 이사 보수 총액 한도는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축소됐다.
아울러 LG그룹에서는 지주사 LG는 물론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들이 올해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했다. LG는 이사 보수 한도를 2023년 1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줄였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90억원에서 80억원, LG화학은 80억원에서 70억원, LG생활건강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