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계, '기업 밸류업' 개선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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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계, '기업 밸류업' 개선 한 목소리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4.04.2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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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인센티브 실행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필수적
"기업 자율성 침해·신사업 저해" 우려 목소리 내놓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중견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중견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꺼내든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에 대해 재계가 난색하고 있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제동이 걸린 가운데 재계도 공개적으로 반발 목소리를 냈다. 기업 가치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경영 부담만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흔들림 없는 추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총선 이후에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2024 FIND·제2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우리 자본시장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세제를 정비하겠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햤다. 

또 최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내외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 밸류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기업 밸류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잇달아 기업 밸류업 간담회를 개최하며 의지를 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준비된 기업부터 적극적 공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개설 등 인프라 구축도 다음달 중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세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3분기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을 마무리하고 4분기에는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상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흔들림 없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밸류업 정책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 상황이다. 총선에서 야당이 승기를 거머쥐면서 추진 동력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다, 기업들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실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세제 인센티브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주주배당 증가분에 대한 법인세 감면, 배당 확대 기업 주주들에 대한 배당소득세 감면 등은 세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자감세',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감세 반대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만큼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시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감소, 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총선 후 입법을 전제로 추진하던 정책들에 대해서는 정책 수정이나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기업 밸류업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고 공개적인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한경협은 좌담회에서 "기업 자율성을 침해하고 오히려 신사업 진출 등을 저해해 '밸류 다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도 기업 밸류업 정책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17건의 개선과제를 금융위 등 관계부처에 제출했다. 

기업들은 건의서를 통해 "정부는 공시여부와 내용을 기업 자율로 정한다는 방침이나 막상 공시하지 않거나 내용이 미흡한 경우 해외 투기자본 등이 공시를 요구하거나 특정 지배구조를 강요하는 등 사실상 자율 규범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목표를 공시해놓고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거나 주주들이 주주대표소송·증권집단소송 등을 제기하면 경영진이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해 오히려 기업가치 제고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밸류업 정책이 주주 환원 확대 요구 등 행동주의 펀드에 명분을 줘 경영권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있다. 

김수연 광장 연구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당성을 부여받으며 최근 거세지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더욱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렵지 않다"며 " 정부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과 지나친 행동주의 펀드 공격에 기업이 대응·방어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보완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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