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10분기만에 반등세를 보이며, 올 2분에도 업황 청신호에 큰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LG생건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조7287억원을 달성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3.5% 늘어난 1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올랐으며, 영업이익도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성장했다. 덩치와 수익성 모두 에프앤가이드 실적 추정(매출 1조7055억원·영업이익 1295억원)를 뛰어넘었다.
이번 실적 개선은 그간 아픈손가락으로 불리던 뷰티사업이 ‘더후’ 리뉴얼 제품 출시, 국내 온·오프라인 고성장 등 영향으로 매출 향상을 이룬 데 이어 해외사업이 호전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부임한 뒤 아쉬운 성적표를 줄줄이 내며 부담이 가중됐던 이정애 LG생건 사장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라는 수식어가 탄생할 정도로 18년간 LG생활건강을 지속 성장궤도에 오르게 한 차석용 부회장의 지휘봉을 넘겨받게 돼 임기 시작부터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LG그룹 계열사 최초로 첫 여성 CEO에 이름을 올린 터라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이 사장이 올해 경영 목표를 ‘성장 전환’으로 정하고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만큼, 이번 실적 반등으로 시작을 순조롭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애 사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시도를 위한 구조 변화와 반전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해오고 있는 만큼 올해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새로운 성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도 LG생건의 올해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올해 대중국 성장 전환, 비중국향 판로 개척 등으로 지난 2년 간의 매출 감소세가 종료되고 증가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올해 예상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6% 신장한 7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8% 상승한 5700억원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올해 실적 성장을 위한 추진사항으로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강화 △조직역량 확대 △데이터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개선과 성과 창출 △차별적 고객가치를 위한 몰입 등 총 4가지를 내걸었다.
특히, 중국, 일본, 미국 등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 및 제품을 선보여 글로벌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LG생건의 해외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중국(12%), 북미(7%), 일본(5%) 등으로 이뤄졌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럭셔리 브랜드 더후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더후의 대표 제품을 천기단을 13년만에 탈바꿈해 중국 상하이에서 글로벌 리뉴얼 론칭 행사를 성료한 바 있다. 일본에서는 CNP, VDL, 힌스 등을 앞세우는가 한편, 미국에선 빌리프, 더페이스샵, 닥터그루트 등을 통해 현지 시장 선점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오휘 데이쉴드 선퀴드’, ‘구찌 글로스 아 레브르’, ‘비욘드 땡스 에디션’ 등 신제품 출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생건은 ESG·친환경 경영을 실현하고자 ‘여성장애인 날개달기 사업’ 참가자 모집, 그린밸류 유스’ 출범, ‘꿈드림팩’ 사업 지원, 숲 생태계 복원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해말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DJSI World 지수에 6년 연속 편입하며 ESG 경영 활동의 성과를 높이 평가받았다.
LG생건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과 H&B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의 다변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중국의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며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