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북도 새이름 선정 결과에…하루 만에 2만명 반대 청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평화누리'를 대상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한강을 기준으로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분도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같은 작명에 대한 반발로 정치권 내 분도에 대한 회의감도 높아지고 있다.
2일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은 오후 12시 기준 2만4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전날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로 공개한 이후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북도 분도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해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19일까지 대국민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전에는 총 5만2435건이 접수됐으며 '평화누리'가 대상을 타고 우수상에 '이음'과 '한백' 등 2편, 장려상 7편 등 총 10편의 입상작이 선정됐다. 남양주 시민으로 알려진 청원인은 "'평화누리특별자치도' 이름부터가 이념주의에 찌들은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라며 △인구소멸 시대에 행정력을 나눌 명분 빈약 △분도에 따른 비용 낭비 △국가 지원 등 청사진 불분명 △북부 지역의 낙후 우려 등을 이유로 분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글은 청원 답변 요건인 1만 명의 동의를 넘겼기 때문에 김동연 지사가 직접 답변에 나설 전망이다. 이처럼 '평화누리' 작명에 따른 '역풍'에 경기도는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앞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기 북부지역 주민 과반이 경기북도 분도를 찬성한다는 여론이 확인된 이후, 본격적인 분도 추진을 앞두고 있는 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을 맞닥뜨린 셈이다. 우선 경기도 관계자는 "새 이름 공모는 대국민 관심 확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북부특별자치도의 최종 명칭은 아니다"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법률적 정식 명칭은 법 제정 단계에서 별도의 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내부 반발도 지속되고 있다. 유호준 민주당 경기도의원은 이날 <매일일보>에 "경기도 분도 문제는 장기적으로 충분히 공론화된 이후에 추진됐어야 하는데, 2026년 지방선거 전에 분도 완료라는 시간표를 두고 추진하느라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평화누리' 선정 논란 등도) 분도 명칭은 국회에서 결정될 사안인데 실효성 없는 행사에 경기도가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1호 법안으로 경기북도 설치 특별법안을 추진하겠다"며 분도를 역점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또 김 지사는 특별법 제정과 연계해 행안부의 주민투표 결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행정안전부에 제안한 바 있다. 주민투표 결정이 이뤄지면 특별법 제정에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론의 역풍과 김 지사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 내 회의적인 반응으로 분도 추진이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의정부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경기도 인구가 1400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언젠가는 분도를 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경기북부의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달리 이번 4·10 총선 중 경기도 주요 공약에 경기북도 설치를 포함하지 않기도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