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특검 우회 압박···"총선 민심 관심 가져주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며 여야 대표 상견례가 이뤄졌다. 두 여야 수장은 정쟁이 심화된 현재 정치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 위치한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입장하는 황 위원장을 마중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두 사람은 이날 상견례에 앞서 지난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마주친 바 있다.
황 위원장은 이 대표와 자신이 같은 인천을 주민등록지로 두고 있다며 "(이 대표는) 인천시민이 존경하는 지역구 의원인데, 이제 야당의 지도자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저 자신이 굉장히 가슴 뿌듯하다"며 추켜세웠다.
이어 "저희가 꿈꾸는 사회는 기쁨과 관용이 넘치는 사회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지향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짧은 기간 저희 당을 맡고 있지만, 이 대표와 손을 꼭 잡고 그런 사회를 이룩하고, 우리나라를 그렇게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 대표 예방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18대 국회 당시 원내 상황을 얘기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당시 김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였다.
황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을 필두로 한 범여권이 190석을 상회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매일 만나서 한 번도 김진표 원내대표의 바라는 바를 놓치지 않았다"며 "거꾸로 김 원내대표는 제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저를 존중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그때 여야가 모든 걸 협의하면서 아주 큰 개혁을 많이 했다. 한미 FTA도 그때 통과했고 국회 선진화법도 그때 만들었다"며 "저희가 앞으로 그때 이루었던 그 꿈 을 통해서 여야가 다시 한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황 위원장을 "아주 오래전부터 존경하는 정치계 대선배님"이라고 호칭하며 예우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의 본연의 역할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함께 잘 이루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극단으로 치달은 여야의 상대에 대한 혐오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황 위원장께) '요즘은 여야가 갈려가지고 서로 만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정말 감정적으로 적대감을 가지고 진짜로 싸우더라', '그런 상태가 정말 위험한 상황이다' 이런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는 걸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일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편이 갈려서 진짜 감정을 가지고 서로 적대하고 대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야권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 등의 수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저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국정 기조를 좀 바꿔야 되지 않냐'라는 생각을 표출하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임기가 짧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여당에서 국민들께서 이번 총선에서 표출하신 국정기조 전환이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 좀 더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