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 배당자제, 이익금 유보 등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당국은 향후 건전성 관리를 위한 관리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인 20일 ‘2024년 제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상호금융권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과 관계부처·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의회 참석자들은 최근 상호금융권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조합 차원에서 배당자제와 이익금 내부 유보 등 다각적 대응 여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PF 등 관리형 토지신탁이나 공동대출 부실화가 연체율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호금융권은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각 중앙회를 중심으로 부실채권 매각 확대와 경·공매 활성화, 대손충당금 적립 상향 등을 추진 중이다. 향후 조합별 유동성 현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유사시 전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계획을 지속해 정비해 시스템 리스크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해나가기로 했다.
또 상호금융권은 위기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최소자본금 규제를 정비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부실 확대 방지를 위한 거액여신한도 관리를 제도화하는 등 상호금융권 건전성 제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상호금융권 거액여신 한도 관리 방안’에서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인 상호금융조합의 거액여신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5배 또는 자산총액의 25%를 초과하는 경우 추가로 거액여신을 취급하지 못하게 한 바 있다.
상호금융권은 향후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한 실무협의를 거쳐 추진방식과 세부 사항을 지속해 협의해 나간다. 이들은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과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거쳐 재구조화 정리 등 관련 사항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등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외형이 지역 내 상업금융기관 이상인 조합이 늘어나고 부동산 PF, 공동대출 등 새로운 영업 형태가 확산함에 따라 ‘동일 업무 동일 규제’라는 원칙 하에 기관 간 규제 차이를 해소하고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체제를 갖추되 조합 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은 “상호금융은 조합원 중심의 공동유대에 기반한 지역·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다시 되새기고 각 중앙회와 조합은 현재 겪고 있는 건전성 악화 요인을 되돌아보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자구노력을 마련하고, 조합원 등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해나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