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에 의대증원 부작용 담긴 탄원서 제출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증원 절차 정지를 신청한 의대교수 및 의대생에 재판부가 ‘원고 적격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관련 단체가 여전히 법적 대응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의대교수 단체는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증원이 이뤄질 경우 국내 보건의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6일 서울고법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공의·의대생 등이 의대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에 ‘기각’ 결정을 내리자, 의료계 측은 17일 재항고했다. 전의교협은 수요 조사 당시 교육부와 학교, 그리고 학장과 대학본부, 교수협의회에서 일어났던 모든 소통 내용과 공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서울고법에 제기한 즉시항고 3개 사건 담당 재판부(행정4-1부·행정8-1부) 각각에 의대 교수 등 2만742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도 제출했다.
부산대 의대 교수와 전공의,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도 최근 법원에서 각하됐다. 이로써 의사 측이 정부 결정을 멈춰달라며 1심 법원에 제기한 8개 집행정지 신청의 결과는 모두 '각하'로 종결됐다. 부산의대 교수 및 학생 측은 해당 집행정지 각하 결정에 대해, 전의교협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항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집행정지 신청에서 재판부가 의료계의 원고 적격성을 문제삼았던 만큼, 향후에도 같은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전의교협은 재판부를 향해 의대증원의 부작용이 담긴 탄원서를 내고 있다. 의대증원이 가져올 악영향을 대대적으로 밝혀, 재판부 및 국민 여론을 의료계에 우호적으로 돌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의교협은 탄원서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이 없다 할지라도 정부가 올바른 필수의료, 지역의료 정책을 추진한다면 공공 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를 향해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모든 사정들을 혜량해 부디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