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노르웨이·스페인 등 "'팔 인정' 28일 발효" 선언
독·프 "해결책 아냐" 이견도···네타냐후 "테러 보상" 반발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추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공식 선언이 나왔다. 이로써 가자지구 분쟁 해결 방법으로 국제적 지지를 얻고 있는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존법)'의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에 대한 보상과 다름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스페인 등 3개국은 각자 기자회견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오늘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스페인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발표한다"며 "우리는 각각 이 결정을 유효화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별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도 "팔레스타인에는 독립 국가를 건설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에게 안전한 조국을 제공할 수 있는 두 국가 해법이 평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는 28일부로 동시에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승인을 발효할 예정이다. 세 국가 외에도 EU 회원국인 슬로베니아와 몰타 역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노르웨이와 아일랜드 주재 자국 대사에게 즉각 귀환 명령을 내렸으며, 스페인 주재 대사에게도 소환 명령을 내렸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SNS를 통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테러에 대한 보상"이라며 "악의 세력에 나라를 줘서는 안 된다. 그 나라는 테러 국가가 될 것이며, 10월 7일 학살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내 일부 국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끔찍한 상황을 해결하려면 상징적 인정이 아닌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국가 인정만으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전 세계 누구도, 어느 정치인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지역 분쟁의 외교적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프랑스는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인정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믿는 유럽연합 고위대표와 다른 나라들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3개국의 결정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하마스 역시 3개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한편 193개 국제연합(UN) 회원국 중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139개국이다. EU 내에서는 불가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스웨덴 등 9개 회원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