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20일부터 PF 정상화 실무회의 “동참 유도”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동참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건설업계까지 최근 해당 사항에 대한 릴레이 회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제1차 부동산 PF 연착률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내달 초까지 사업장별 평가 기준 마련 및 모범규준·내규 개정 추진, 7월 초까지 사업장별 사업장 평가 실시, 은행·보험권이 조성하는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세부 운영 방안 마련·가동, 캠코펀드 자금 지원 시 우선 매수권 부여 등을 논의했다.
세부적인 방안 논의 외에도 관련 업권의 동참도 적극 유도했다. 이날도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업계와 소통했다. 건설업계는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과 관련해 다양한 지표 활용, 평가 기준 완화 적용 등의 의견을 게시했다. 비주택 PF 보증의 조속한 시행, 과도한 PF 수수료 개선, 유동성 공급을 위한 정책자금 확대 역시 건의했다.
해당 의견 청취와 PF 정상화 방안을 건설업계에 설명한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수용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격주로 관련 업권 의견을 청취하고 세부 대책의 추진 상황과 일정을 면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다.
그 연장선으로 금융당국은 오는 29일 건설업계와 별도로 만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건설협회·연구원뿐만 아니라 주요 건설사 실무진을 만나 PF 정상화 방안 동참을 촉구한다. PF 부실 사업장 정리와 관련한 건설업계 설득 또한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대출을 통해 PF 정상화 방안에 구체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권도 향후 꾸준한 회의를 통해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권에 따르면 공동대출 자금을 출연하는 은행·보험권은 해당 사항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당국의 지시로 자금을 출연하지만, 부동산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해당 정책 동참을 통해 또 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PF 사업장 자금지원 금융사에 사업성 평가기준 우대 등의 인센티브로 충당금 적립 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금융당국과 입장차가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부터 금융권과 PF 정상화 방안 관련 실무회의를 진행, 입장차를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다행히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PF 정상화에 동참해도 금융권에 큰 부담을 미치지 않는다는 전망이 나와 금융당국에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위축,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률 상승 등으로 자체적인 PF 사업장 개선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알려진 바로는 공동대출 출자금 조성 비율(1조원 기준)은 5대 은행 8000억원, 생명보험사 2개사 1400억원, 손해보험사 3개사 6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나온 PF 정상화 방안은 주요 금융사 입장에서 직접적인 자금 소요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PF 사업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지원 정책은 금융사의 리스크 확대가 아닌 축소의 의미가 더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내달부터 본격화되는 PF 정상화 방안은 금융기관이 순차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다면 충분히 감당 가낭할 것”이라며 “건설사에도 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