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증가했지만…청년층 일자리는 감소세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매년 각 기업들의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정년연장'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노조의 정년연장 일방적인 요구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정년연장과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만 55세 이상 중고령 인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기업들은 중고령 인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노조들은 정년연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노사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대기업의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78.4%가 중고령 인력의 근무의욕과 태도가 기존에 비해 낮아졌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중고령 인력이 늘어나게 된다면 △높은 인건비 부담 △업무성과 및 효율성 저하 △신규채용 규모 축소 △퇴직지연에 따른 인사적체 △건강 및 안전관리 부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년연장 등을 통해 고령 인력이 증가하게 된다면 청년 실업율은 계속해서 증가할 수 밖에 없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일자리는 2074만9000개로 1년 전보다 29만3000개 늘어났지만,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일자리는 9만7000개 감소한 312만6000개를 기록하면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줄었다. 20대 일자리는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2022년 4분기 3만6000개에서 지난해 4분기 9만7000개로 커졌다. 반면 60대 이상 일자리는 24만9000개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50대와 30대는 각각 11만3000개, 5만2000개씩 늘었다. 40대 일자리는 같은 기간 2만4000개 줄었다.
산업계 관계자는 "정년연장 등을 통해 고령 인력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앞으로 청년 일자리는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정년연장이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전문조사업체들이 전국 18세 이상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는 '현재 만 60세인 근로자의 법정정년을 단계적으로 만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84%로 나타났다.
산업계에서는 정년연장과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대기업의 절반이상이 인사적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27.7%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인한 장기 근속화를 꼽았다.
기업들은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력효율화를 위한 전환배치(25.9%) △직급제도 폐지 또는 개편(18.4%) △연공성 보상 감소 및 업적 성과 보상 확대(17.3%) △희망퇴직 등 특별퇴직제도 도입(13.7%) 등의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연공중심적 인사관리제도와 기업문화가 여전하고 중고령 인력의 근로조건 조정, 전환배치를 위한 노조와의 합의가 필수적으로 작용해 중고령인력 관리체계가 구축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중고령 인력의 고용 및 관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이에 대비한 적합한 작업환경과 관리체계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기업들이 인사적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 개선 없는 계속 고용은 미래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