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득대체율 44% 정부·여당안 수용
21대 국회 임기 내 여야 합의 처리 강조
대통령실 "청년 세대 의견 충분히 반영해야" 거부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여당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수용할 뜻을 밝히면서 21대 국회 내 연금개혁안 처리 여부가 큰 관심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 있다며 여야의 막판 합의를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연금 개혁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절충안으로 제시한 소득대체율 44%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우리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소득대체율 의견 차이 1%(포인트)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연금개혁을 무산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내에도 또 시민사회 내에서도 이견들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에 있어 보험료율 13%에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에서 민주당 45%와 국민의힘 44%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44% 안을 수용할 테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1차 연금개혁안을 오는 28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 또는 27일 본회의를 따로 열어 처리하고, 2차 연금개혁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계속 이어가자는 것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28일 본회의 전후로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사실상 여당을 압박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먼저 기초적 디딤돌이 되는 모수개혁부터 하고,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가능하면 28일 하면 좋겠지만,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27일 혹은 29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 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연금 수급 개시 연령 등 핵심 변수를 조정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연금개혁을 의미한다.
반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은 물론 구조개혁까지 논의하자며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하기보다 국민 전체, 특히 청년 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연금개혁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이 모두 필요한 과제다. 청년과 미래 세대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의사를 반영해 결정해 나가는 타협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21대 국회가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국민연금 이슈를 던지면 국민적 합의는 차치하고 당내 의견을 모으기도 힘들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가 진정성이 있다면, 22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제대로 된 연금개혁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대변인은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개혁안에는 연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구조개혁을 포함한 부대조건이 포함되어 있다"며 "부대조건을 쏙 빼놓고 소득대체율 44%만 수용하면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연금개혁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하는 것 자체가 사실과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