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보관액 108조원 육박 '사상 최대'
엔비디아 랠리·美 증시 활황에 뭉칫돈 몰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뉴욕 증시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의 이달 미국주식 규모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790억1231만 달러(107조733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1년 이후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해 1월만 해도 미국주식 보관액은 646억9353만 달러로 700억 달러를 밑돌았지만 2월 721억6138만 달러, 3월 748억2886만 달러, 4월 725억7570만 달러로 점차 늘어났다.
서학개미 보관금액 1위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지난 28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주식 보관금액은 110억7690만달러(약 1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날 테슬라 보관금액은 106억7794만달러(약 14조7000억원)로 엔비디아에 근소하게 뒤처졌다.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테슬라의 장기집권 시대가 저물고 엔비디아가 그 자리를 꿰찬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 교체는 약 4년 만이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가 급증한 배경은 현지 증시 활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역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53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올 들어 나스닥 지수는 12.13%, S&P500 지수는 11.56%, 다우존스 지수는 4.38%나 오른 데 반해 코스피 연초 이후 상승률은 2.59%에 그쳤다.
특히 이날부터 미국 증권시장 결제주기가 사흘에서 이틀로 하루 단축됨에 따라 미국 주식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식·채권의 결제 주기를 기존 'T(매매거래일)+2'에서 'T+1'로 단축한다. 따라서 앞으로 월요일 밤(한국시간)에 미국 주식을 팔면 수요일에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증권사들과 월가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는 연말까지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미 대선이 있는 해의 주가 평균 상승률은 S&P500 11.6%, 나스닥 9.3%, 다우존스산업 평균 9.1%를 기록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00에서 최대 5800까지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최대 1만930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의 선제적인 유동성 공급 의지는 대선 전까지 유지되고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실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을 증명해 AI모멘텀도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