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폐지 정치개혁 과제 실천해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밝히며 정치권에 불고 있는 '지구당 부활론'에 힘을 실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다만 우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특권 폐지 정치개혁 과제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지구당 부활을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의 뻔한 흥정으로 생각하실 것 같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총선 패배 관련 입장문을 낸 뒤 정치 현안으로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정치권에선 지구당 부활론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 콘퍼런스 행사에서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하며 22대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사한 바 있다.
지구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후원회, 회의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중앙 정당 하부 조직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역 사무실, 국회의원실, 보좌관을 둔 것처럼 원외인사들의 정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무실 임차료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았고, 지구당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리 부실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이른바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이 기폭제가 돼 폐지 논의에 불이 붙었다. 이후 2004년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지구당이 사라졌다. 대신 지금의 당협위원회(지역위원회) 체제로 바뀌었다.
다만 당협위원회는 공식 정당 조직이 아니어서 지역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유급 직원을 고용할 수 없다는 점이 맹점으로 지적돼 왔다. 현수막을 걸 수도 없고, 후원금은 선거기간에만 모금할 수 있어 원외 당협위원장과 정치 신인들에게는 이러한 제약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