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3년차…水처리 모범 사례 평가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영풍은 올해로 가동 만 3년째를 맞은 석포제련소 '폐수 재이용 시설' 친환경 수처리 기능을 통해, 지난해 공정 사용수 88만6403㎥(8억8640ℓ)를 전량 외부 배출 없이 폐수 재이용 시설로 처리하는 등 2년 연속 연간 폐수 방류량 '0(제로)'를 달성했다고 4일 밝혔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이 305.6ℓ(2022년 기준·환경부 상수도 통계)인 점을 감안할 때 석포제련소에서 지난해 연간 폐수 재이용 시설로 처리해 공정에 재사용함으로써 절약한 취수량은 약 290만명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2021년 5월 세계 제련소 최초로 'Z.L.D(Zero Liquid Discharge)'라는 이름의 폐수 재이용 시설을 도입했다. 이 시설은 '상압 증발 농축식'으로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수 처리한 다음 고온(100℃ 이상)으로 끓여 수증기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깨끗한 물을 100% 회수해 공정에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폐수 재이용 시설의 주요 설비는 정수 과정을 거친 공정 사용수를 끓여 수증기로 만드는 증발농축기(Evaporator)와 불순물을 고형화해서 처리하는 결정화기(Crystalizer)로 구성된다.
2021년 도입 당시 1차로 309억 원을 들여 증발농축기 3대와 결정화기 1대를 설치했다. 이후 작년 2차로 154억 원을 들여 증발농축기 1대와 결정화기 1대를 각각 추가로 증설했다.
폐수 재이용 시설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000㎥로, 현재 하루 평균 2000~2500㎥의 공정 사용수를 이 시설로 처리해 전량 공정에 재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 보호는 물론 낙동강 수자원 절약에 기여한다는 평가다.
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재이용 시설은 국내 산업계에서 친환경 수처리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특히 최근 고농도 염폐수 처리 해법을 찾아 고심하고 있는 이차전지 업계를 중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 이차전지 관련 기업과 이차전지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광역자치단체가 각각 견학을 다녀갔고, 염색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며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올해 두 차례 영풍 석포제련소를 방문했다.
지난 2월에는 환경부 주최로 열린 '산업폐수 관리정책 선진화 토론회'에서 이차전지 업계의 고농도 염폐수 처리 방안으로 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등 선진 수처리 방식이 제시됐다.
영풍은 폐수 재이용 시설 외에도 낙동강 물 환경 보호에 투자하고 있다. '환경과 기업의 공존'을 위해 총 7000억원 규모의 종합 환경투자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체 폐열 발전 시스템 및 ESS(에너지 저장장치 시스템) 운영 및 주민주도형 '오미산 풍력발전' 사업에 제련소 소유 초고전압(154kV) 전력망 무상 공여 등 자체 탄소중립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세계 제련소 가운데 폐수 배출 제로를 달성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우리나라 산업 환경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글로벌 친환경 제련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풍은 1949년 설립된 비철금속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아연이다. 경북 봉화군에 아연 생산 능력 기준 세계 4위 규모(최대 생산 능력 연간 40만톤)의 석포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