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물보안법 대책 나선 日·印… ‘中빈자리 쟁탈전’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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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생물보안법 대책 나선 日·印… ‘中빈자리 쟁탈전’ 서막
  • 이용 기자
  • 승인 2024.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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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국내 中바이오사 활동 제한… 현지 시장 빈자리 커져
일본·인도 제약바이오社, 기회 확보 위한 움직임 본격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매사추세츠 우스터에 3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제조시설이 보류됐다. 사진=우시바이오로직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이 전 세계에 막대한 바이오 의약품을 공급하던 중국의 활동을 제한하면서,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 간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제약 강국인 일본과 인도 기업이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도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매사추세츠 우스터에 3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제조시설이 보류됐다.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도 생물보안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현지 활동이 크게 제한된 것이다. 생물보안법이란, 미국 환자 데이터와 납세자의 돈이 외국 적대국(특히 중국)의 바이오기업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다.

2만4000리터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우시의 활동이 제한된 현재,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국내외 의약품위탁개발(CDMO) 기업들은 미국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는 인도와 일본이다. 인도는 미국 생물보안법안의 기회를 잡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CDMO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인도는 압도적인 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져 세계의 약국으로 불렸다. 다만 전통적으로 저분자 활성의약품원료(API), 제네릭완제의약품 위주였을 뿐, 고분자인 바이오의약품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인도의 바이오의약품 CDMO 준비 기업들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차세대 우시’가 될 작업을 거의 끝마친 상태다. 지난주 인도의 대형제약사 닥터 레디스의 자회사인 오리겐은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을 착공했다. 이곳에는 이미 운영중인 R&D 실험실이 있으며, 제조시설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인도 엔젠은 올해 3분기 미국 뉴저지에 2000리터 바이오리액터를 갖춘 제조시설의 첫 번째 단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GMP 시설은 임상 및 상업 제조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 아라겐은 미국 캘리포니아 모건 힐에 제조시설을 건설 중이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펩타이드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틈새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올해 말 완전 가동 예정이다. 인도의 주요 제약기업들이 올해 내 미국 현지 기반 설립을 마무리한 셈이다.

일본 AGC바이오로직스는 임상 및 상업 생산을 위한 바이알 및 주사기의 무균 충전에 중점을 둔 전문 위탁제조기업(CMO)인 네덜란드 바이오커넥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난달 체결했다. AGC는 글로벌 유리제조기업인 아사히글라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자회사다.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 생물보안법 대응에 나선 기업들에게 새 옵션을 제공해 ‘틈새 시장’을 노리겠단 계획이다.

크리스토프 번터하르터 AGC바이오로직스 CBO는 “우리는 일회용 바이오리엑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시바이오로직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우시의 자리를 대체함으로써 생물보안법의 영향을 받는 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을 지원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셈이다.

현재 바이오 분야에서 한국 기업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되는 상황이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타국 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LA 현지 약사는 “지역 사회에선 의약품 품귀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국민 여론이 나빠지면 본래 인식이 좋지 않던 인도 제품은 물론, 중국 제품도 허용돼 타국 기업이 설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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