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지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야당이 주도한 이날 법사위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이 긴급 안건으로 다뤄졌다. 법안 문지기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에서 가져간 만큼,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법사위는 12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한 지 이틀 만이다. 민주당의 원 구성 독점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절차들이 주로 이뤄졌다. 당초 특검법안 관련 대체토론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출석 하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박 장관이 이날 회의에 불출석하면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진행됐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모든 증거가 대통령실과 윤석열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며 "특검법안은 윤 대통령 본인이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의한 압력으로 국방부가 일부 혐의자를 제외하려고 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있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특검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온 국민이 울분을 토하는 심정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 자원입대한 청년이 죽음을 맞이했는지 (원인을 밝히고)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오늘 상정되는 특검법이 조속히 통과돼 한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책임을 묻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소위원회 구성도 마칠 예정이었으나 각 소위 정수만 확정해 의결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오늘 소위 선임이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법안심사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조속한 법안심사를 위해 각 교섭단체에선 오는 13일까지 소위원 선임을 요청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만약 13일까지 소위원회 선임 명단 제출하지 않으면 위원장 재량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점 양지하라"며 상임위를 보이콧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대체토론을 마쳤으므로 본 법안을 법안1소위로 회부할 순서지만 향후 소위원장 선출 및 소위원 선임 이뤄진 후 회부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법사위는 오는 14일 오전 법무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을 불러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날 법사위에선 국무위원 및 기관장에 대한 출석요구와 자료제출의 건도 상정해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