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개인 투자자에게 공매도 시장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 대해 당정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기관 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 불법 행위는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이 내년 3월 31일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 개선 민당정 협의회’에서 “시장은 늘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게 대원칙이고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한다는 하나의 문제 인식도 있다”며 “기관과 개인, 외국인 투자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개선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매매한 뒤 주식을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통상 하락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위험이 큰 투자 방법이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그간 개인 투자자들이 제기해 온 공매도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기존 틀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며 “다소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후 금융위와 금감원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시각으로 국회 논의, 기관과의 토론회, 전산시스템 TF 등을 통해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날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불법 공매도로 적발되면 부당이득금액의 4~6배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현행 3~5배에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또 부당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징역을 가중한다.
주식을 빌린 뒤 갚아야 하는 기간인 대주 거래의 상환기간도 개인·기관 모두 동일하게 90일(최대 12개월)로 적용한다. 기존에는 기관의 경우, 상환기간에 따로 제약이 없고, 개인은 90일 제한이 있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대표적 경우로 지적돼 왔다.
대주 담보 비율도 개인과 기관이 같아졌다. 현금의 경우 105% 이상, 주식은 135% 이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으로 공매도 전산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조치를 지속해 불법 이익 추구 시 반드시 처벌된다는 원칙을 확립해 모든 투자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공정하게 거래하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위한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