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국회 보이콧 벌써 일주일···'민생 외면' 부담
특위 통한 당정 논의에도···입법 지원 없인 '공염불' 지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원 구성 독주로 촉발된 국민의힘의 '국회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정이 함께하는 15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민생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다만 입법에 이르기까진 민주당 협조가 필요해 특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집권 여당의 국회 외면이 길어질 경우 민생 위기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지난 10일 야당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된 것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있다. 야당 단독 선출 상임위원장 중 여야 최대 쟁점이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포함된 게 화근이었다.
이후 국민의힘은 상임위 전체회의는 물론,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전면 백지화해야 비로소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투쟁 태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주요 상임위 독식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의 국회 보이콧 기간도 벌써 일주일에 이르고 있다. 그러자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논의를 내팽개친다"는 비판도 차츰 거세지고 있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15개 당 특별위원회를 자체 구성해 정책 당정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을 국회로 불러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를 진행했고, 12일에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과 함께 '교육개혁 추진 관련 당정 간담회'를 가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위 활동에 대해 "민생을 챙기며 일하는 것은 한시도 중단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하는 당이 된다는 약속을 지키고 (이를)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특위에서 제안된 정책 등은 모두 법률로 뒷받침됐을 때 그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국회 제1당인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정이 특위를 통해 민생 대책을 내놓더라도 당장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여당 내에선 "남은 7개 상임위라도 가져와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회 상임위 및 본회의 일정에 전면 불참하고 7개 상임위원회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작금의 상황에 임하는 당 입장은 단호하다"며 "잘못된 원 구성의 전면 비협조가 아니라 원상복구 시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생떼가 길어질수록 피해의 몫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여당의 상임위 복귀를 압박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낸 브리핑에서 여당이 만든 특위를 거론하며 "입법권도 없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국회 문전에 유사 상임위를 만들고는 국회 놀이 중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명분 없는 장외태업을 그만두고 7개 상임위에서라도 일하는 모습부터 보여달라"며 "국민의힘이 찾는 출구는 국회에 있다. 본업 복귀가 가장 훌륭한 출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원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