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대법원 상고 의지를 밝혔다.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18일 만으로, 최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재판 현안 관련 설명회에 직접 나와 "개인적인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했다.  최 회장은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이번에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 우선 재산분할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그 오류는 SK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분할돼야 하는지 전제에 속하는 아주 치명적이고 큰 오류라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가 SK(주) 모태가 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것이 최 회장 측 입장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재산분할 비율이 달라지면 대법원 파기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최 회장은 6공 후광설을 전면 부인하며 상고심을 통해 SK그룹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최 회장은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제6공화국의 후광으로 SK 사업을 키워왔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저 뿐만 아니라 SK그룹 구성원 모두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총수 개인의 사생활 이슈를 넘어 SK그룹 전반에 대한 위기로 번지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도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 근거로 채택된 '비자금 300억'과 관련해 "어느 누구도 보고 듣고 한 바가 없고 6공화국 특혜설은 해묵은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6공화국 지원설'과 대해서는 △300억원의 정확한 전달 방식 및 사용처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의 별도 존재 여부 △SK에 제시했다는 100억원 약속어음의 처리 결과 △현직 대통령 시기에 특혜로 거론됐던 내용과 사실 여부 △'전직 대통령의 영향력을 믿고'라는 부분의 성립 가능성 △장비제조업체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제한이 특혜용이었는지 여부 △대통령 사돈 기업으로서 손해 본 사항 등 재판 규명이 필요한 7개 사안도 제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적대적 인수합병 위기설에 대해 최 회장은 "SK그룹은 이것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겨 왔고,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적대적 인수합병과 같은 위기로 번지지 않게 예방해야 겠지만 설사 생기더라도 막을 수 있는 역량이 존재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최 회장은 "부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라고, 이를 바로 잡아주길 바라는 간곡한 바람"이라며 "앞으로 판결과 관계없이 그룹 경영을 충실히 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 회장 측은 이번주 중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상고 기한은 이번주 금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