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파독광부에 ‘눈물의 연설’한지 반세기만의 방문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네덜란드·독일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접견한다.프랑크푸르트는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세기 전 차관을 빌리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뿌린 곳이다.이번 방문은 아버지가 방문한지 꼭 50년 만에 박 대통령이 독일을 다시 찾아 그들의 손을 잡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4년 12월6일 독일 정부가 보내준 루프트한자 649호기에 올라 7개 도시를 경유하며 장장 28시간의 비행 끝에 베를린에 도착, 1억5900만 마르크(약3500만 달러)의 차관을 얻는데 성공했다.이는 각각 1만여명, 8000명에 달한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임금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이 차관과 이들이 국내로 송금한 외화는 추후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등을 건설하며 우리 경제가 재건의 길로 들어서는 초석이 됐다.당시 체류 나흘째인 12월10일 박 전 대통령은 루르 지방에 위치한 독일 함보른 탄광을 찾아 300여명의 파독 광부들과 파독 간호사 50여명을 대상으로 “국가가 부족하고 내가 부족해 여러분이 이 먼 타지까지 나와 고생이 많습니다. 우리 생전에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라며 격정연설을 해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린 일화는 유명하다.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50년 전과 비교를 해보면 참 많이 발전을 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독일을 방문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소감을 밝힌 바 있다.이후 박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헤센주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나서 전용기에 올라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5박7일간의 네덜란드·독일 순방을 마무리하고 오는 29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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