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인도지원 확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제안할 것
[매일일보 신재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통일독일의 상징도시인 드레스덴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의 확대와 기존 현물지원 일변도인 남북경협의 다변화, 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 등의 대북 접근을 담은 연설을 한다. 이른바 ‘드레스덴 독트린’이다.
독일을 국빈방문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옛 동독지역의 대표적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의 하나인 드레스덴 공대에서 정치법률분야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행하는 기조연설에서 연초 제기한 ‘통일대박론’을 뒷받침하는 진전된 통일 구상을 내놓는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20분간 진행되는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틸리히 독일 작센주 총리가 제안하고 드레스덴 공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답사형식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TV로 생중계된다.
박 대통령이 통일 구상을 담은 연설의 장소로 드레스덴공대를 선택한 것은 드레스덴이 독일 통일의 상징적 장소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이 도시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25만명이 사망하며 잿더미가 됐으나 통독 후 연방정부의 경제구조개선 사업 등에 힘입어 독일을 넘어 유럽의 대표적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탈바꿈하며 통독의 좋은 본보기로 꼽혀왔다.
이곳은 1989년 12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5주만에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가 동독 주민들 앞에서 독일 화폐통합과 통독의 기폭제가 된 명연설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통일 대박론의 후속으로 북한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의 대대적 확대를 골자로 한 포괄적 통일대비 구상,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 등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낙후한 인프라 건설이나 주민생활고 해결 등을 위한 경제분야의 협력을 넘어 정치와 행정·교육·문화 교류까지 망라하는 포괄적인 대북지원 방안이 담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남북경협과 관련, 북한 비핵화와 연계하면서 기존의 현물지원의 범위를 벗어나 통신과 교통 등 북한 인프라 건설 및 농촌개발 등의 다각적인 지원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발표될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 주민과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원칙에 입각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문화와 체육 등 민간교류와 영유아 등 고통 받는 취약층에 대해서는 남북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통일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한반도의 통일이 단순히 남북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변국에도 '대박'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통일지원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박 대통령은 '북핵 불용'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무력-경제발전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핵무장을 지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기존에 밝힌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제안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