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통상임금 재판, 11년 만에 종결
1심부터 2심, 대법원 판결 계속 뒤집혀
‘7년 소송’ 만도 통상임금도 1심·2심 상이
1심부터 2심, 대법원 판결 계속 뒤집혀
‘7년 소송’ 만도 통상임금도 1심·2심 상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통상임금을 둘러싼 사법부의 판결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나의 소송을 두고 1심·2심뿐 아니라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엇갈리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혼선으로 국내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을 겪고 있다.
‘롤러코스터’ 수준의 대표적 소송전은 현대중공업(現 HD현대중공업) 노사 간 6300억원 규모 통상임금 재판이다. 노사간 치열했던 통상임금을 둘러싼 이 재판은 무려 11년간 끌어왔다. 1심, 2심을 거쳐 대법원 파기환송까지 갔던 이 재판은 지난해 1월 부산고등법원에 노사가 이의신청을 포기하면서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돼 종결됐다. 이 기나긴 소송의 쟁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여부였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일률·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초과 근로 등 여타 수당 산정 때 기준이 된다. 근로자들은 명절상여금 100%와 정기상여금 700%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추가 법정수당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매번 뒤집혔다. 2015년 1월 1심 선고에서는 정기·명절상여금을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근로자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하지만 2016년 2심 선고에서는 정기상여금 700%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여기에 이를 기준으로 임금을 다시 산정해 소급 지급하면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이 초래된다고 여겨 소급분을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선고 결과를 뒤집었다. 2021년 12월 대법원은 명절·정기상여금 모두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결국 2023년 1월 노사가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면서 종결됐다. 대표 소송에서 조정안이 확정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근로자 3만여명에게 미지급 법정수당 등 6300억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2100만원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現 HL만도)의 통상임금 소송도 1심과 2심 판결이 뒤집힌 바 있다. 2012년 만도 근로자 15명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다시 산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1월 1심 선고에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해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017년 11월 2심 선고에서는 ‘신의칙’을 부정하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결국 이 법정 분쟁은 2019년 노사합의를 통해 마무리하면서 7년 만에 종결됐다. 만도도 근로자들에게 합의금 998억7000만원을 지급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