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해도 IRA 근본 틀 안 변할 것"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LG화학이 미·중 갈등과 미국 대선이라는 대외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직접 북미 현장을 살펴보는 등 미래 사업 투자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라스빌에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하며 북미 1위 양극재 업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해당 공장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해 연간 6만톤 규모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부지는 170만㎡ 규모다.
테네시 공장의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은 500km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대분이다. 이는 미국 내 양극재 공장 중 최대규모다. 오는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주요 품목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다.
테네시 공장은 북미 고객사 전용 공장으로 기능하게 된다.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을 거점으로 현지 고객사와 양극재 개발 단계에서부터 소통을 통해 고객 맞춤형 양극재를 생산할 방침이다.
또한 LG화학은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도 고객 수요 증가 추이에 따라 생산 규모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7년에는 배터리 소재 부문 매출 목표를 20조원으로 설정했다.
LG화학의 테네시주 클라스빌 양극재 공장은 첨예해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조건에도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울산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로코 등 미국과 FTA 체결 국가에서 광물·전구체를 조달하는 공급망을 구축해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IRA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주도록 하고 있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더라도 IRA의 근본적인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 부회장은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 현지의 생산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IRA의 정신과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저기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행정부가 바뀌는 경우 이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북미 시장 공략 전진기지인 테네시를 방문해 북미 사업 현안을 점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