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지주 지난해 평균 주주환원율 35%, 전년比 최대 11.5%p ↑
주주환원정책 확대 행보에 따라 KRX은행지수 3일 870대선 돌파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최근 금융권 키워드로 떠오른 ‘밸류업 프로그램’ 수행을 위해서 4대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대표적인 저평가주인 은행주의 상승을 불러 홍콩 H지주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악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전망을 나오게 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지주 평균 주주환원율은 35.05%다.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지주다. 최근 발표된 ‘2023년 KB금융지주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지주 주주환원율은 37.7%로 전년 26.2% 대비 11.5%p 올랐다. 현금 배당금도 1조1759억원으로 2021(1조1455억원)·2022년(1조1494억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KB지주에 이어 신한지주가 36.0%의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 1조86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하나지주 역시 각각 33.8%, 32.7%의 주주환원율을 보여 2022년보다 상향된 수치를 나타냈다.
주주환원율은 올해 더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지주들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등 주주 배당 확대 정책을 확약했다.
업계 최초 분기 균등 배당 도입을 발표한 KB지주를 비롯해 신한지주는 올해 상반기 여러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우리지주 또한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CEO와 임원들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며 총 14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은 해당 행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최근 발간한 4대 지주 ESG 보고서에서도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다양한 주주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책 확대 행보에 따라 은행주의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3일 오후 12시 현재 KRX은행지수는 871.58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월 2일(673.27) 대비 29.45%(198.31) 급등했다.
특히 이달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6월 820대 언저리를 맴돌던 KRX은행지수는 지난 2일 840.66으로 오른 이후 3일에 870대를 돌파한 상황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으로 증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금융지주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지주 2분기 분기 당기순익은 4조6418억원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4조3765억원) 대비 약 10% 늘어난 수치로 홍콩 ELS 손실 배상, 부동산 PF 정상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금융지주 CEO들은 최근 해외에서 ‘밸류업’ 등 K-금융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17~21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며 “K-금융을 대표하는 밸류업 모델이 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달 13일 윤석열 대통령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참가, ‘K금융 알리미’ 활동을 펼쳤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K-금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해 폴란드·싱가포르·태국 등서 K-금융을 홍보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올해 미국에서 해외금융 IR을 개최,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및 투자유치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