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익 늘어 비판 고조…파트너십 결여 지적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시멘트업계가 출하량 감소를 명분으로 건설 및 레미콘업계의 가격 인하 요구 방어에 나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 인하를 두고 업계 간 충돌이 발생했다. 건설 및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업계에 가격 협상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현재의 시멘트 가격은 과도하게 높다는 이유에서다. 시멘트업계는 상반기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협상 이전부터 양 측의 신경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쌍용C&E와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시멘트 가격 협상 참여를 요청했다. 시멘트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의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멘트업계는 명분 확보에 나섰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3일 올해 상반기 시멘트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1분기 시멘트 출하량은 1040만t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출하량이 20% 이상 감소하면서 2분기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에 수요가 줄면서, 위기를 겪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레미콘업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의 이면을 살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소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상의 요인은 그간 유연탄 가격 변동과 전기요금 인상 등이 꼽혔다. 이중 유연탄 가격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최근에는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소각해 유연탄 의존도가 줄어든 만큼, 더 이상 인상된 가격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 출하량을 명분으로 삼은 것은 실수다. 매출이 줄어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공개(IPO)를 진행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자충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멘트업계의 1분기 성적표는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업체들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부분이 개선됐다. 절대적인 판매량이 줄었음에 불구하고 이익은 늘어난 셈이다. 결과적으로 매출 하락에 따른 피해보다 가격 인상 후 이익이 더욱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 연료인 유연탄 가격도 안정화됐다. 유연탄 가격은 2022년 9월 t당 444.53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월 t당 395.33달러로 하락했고 3월과 7월에 각각 195.90달러, 148.45달러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서는 1월 128.21달러, 3월 138.96달러로 140달러 미만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연료 측면에서의 고정비를 해소했다는 뜻이다.
유연탄뿐 아니라 폐기물 소각도 시멘트업계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통상 폐기물은 처리부담금을 중심으로 거래된다. 소각해주는 업체가 부담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유연탄을 대체할 연료를 확보하면서, 수익성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시멘트업계의 폐기물 반입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2854만t △2019년 2876만t △2020년 2930만t △2021년 3013만t △2022년 3078만t 순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업계의 파트너십 결여를 비판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거래처인 건설 및 레미콘업계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출하량 감소 등의 지엽적인 지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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