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보이스피싱·스미싱·스팸 등 금융범죄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통신 3사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대응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금융범죄로부터 고객 보호에 나섰다.
최근 수 년간 보이스피싱·스미싱·스팸 등 금융 사기 범죄는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1451억원 가량이다. 전년 대비 대면 편취형 및 기관 사칭 피해 비중은 증가됐으며,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은 2019년 전체의 8.6%에서 지난해 64.3%로 급증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통신 3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금융 사기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와 통화내용을 학습하며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은 'AI·데이터 기반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정부는 우선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가진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민간 기업에 제공해 보이스피싱 예방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SK텔레콤은 통화 문맥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해 본인이나 가족에게 알림을 주는 기능 등을 개발한다. 특히 통화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단말기 안에서 처리하는 소형언어모델(sLM) 기반의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한다. 통화 문맥의 특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금융거래를 이유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행위 등 다양한 보이스피싱 상황을 인지하고 의심통화로 분류한다.
KT는 ‘AI 스팸 수신차단 서비스’로 스팸 문자를 자동 차단한다. 해당 서비스는 받고 싶지 않은 광고성 스팸문자를 AI가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서비스로, KT가 차단하는 문자 외에도 이용자가 받고 싶지 않은 번호와 문구를 추가로 등록하면 해당 번호나 문자는 자동으로 차단된다. 그동안 KT는 일 평균 150만건 이상의 스팸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했다. 특히 사람이 문자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던 기존 서비스와는 달리,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정확하게 식별하고 제거한다. 연간 약 천만건의 스팸 메시지를 추가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T는 서울경찰청과 함께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의심회선에 대한 이용 정지를 시행하고 있다. 이달 28일부터는 이용 정지된 의심회선이 발송한 문자 내용에서 ‘미끼번호’를 자동으로 추출해 추가로 정지시킬 계획이다. 미끼번호란 번호 차단을 우회하기 위해 피싱을 시도한 발신번호와 다르게 문자 본문에 적어 놓은 별도의 전화번호를 의미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월 300~500건 정도의 미끼번호를 정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미끼번호를 이용해 추가로 발송하는 악성 스미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고객피해방지 분석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을 보호하고 있다. 고객피해방지 분석시스템은 LG유플러스가 사내에 보유한 고객의 피해 대응 정보와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외부기관이 가진 정보를 종합 분석한다. 이 시스템은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U+스팸차단’을 통해 수집한 차단정보는 물론, 네트워크 구간에서 수집한 정보를 종합한다. 이와 함께 공공시스템인 ‘KISA스팸종합모니터링’의 신고내용, ‘경찰청 신고 데이터를 모아 AI·머신러닝 등 ICT 기술을 활용해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도출한다.
또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고객의 사이버 금융 범죄에 대한 피해 보상을 KB손해보험과 함께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보험)’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범죄에 따른 고객 피해 발생 시 1인당 최대 300만원을 보상하며, 1회 신청 시 4개월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의 피해 구제에 앞장서며 금융 범죄에 대한 고객의 불안 해소 및 민생 안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금융 사기 범죄가 날로 진화하고 있으며, 명절·휴가철에는 피해사례가 증가했다”며 “고도화되는 범죄에 대응해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유의미한 AI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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