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조업계 올 3분기 업황 부진 심화
임금 반납·근무일수 확대 등 '비상경영'
임금 반납·근무일수 확대 등 '비상경영'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이 길어지면서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철강·정유·석화 등 전통 제조업계는 올 3분기 업황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3분기 제조업계의 BSI는 직전분기(99)대비 10포인트(p) 하락한 8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포인트 하락했다. BSI가 기준선 100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해당 분기의 경기가 이전 분기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예측하는 기업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철강의 경우 전방산업 부진, 중국 및 일본의 값싼 수입재 유입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고, 정유·석유화학 업종도 주요 시장에서 중국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체의 위기감은 임직원 임금 반납, 근무일수 확대 등 비상경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HD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포스코는 최근 일제히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정유업계에선 HD현대오일뱅크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임원 대상 주 6일제 근무를 실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조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9.6%, 77.9% 감소한 규모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복합 정제마진이 15달러 선까지 오르면서 전년 동기대비 17.8% 확대된 3052억원으로 반등했다. 다만 유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에 더해 최근 정제마진이 5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하반기 실적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출장 및 근태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출장 인원을 전년 대비 20% 줄이고 출장비 예산도 20% 감축하기로 했다. 외부 업체와의 미팅은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임원 항공권 등급의 경우 비행 10시간 이내인 경우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 집중근무시간인 오전 10시∼낮 12시와 오후 2∼4시 흡연 금지, 업무 외에 메신저 사용 자제 등 근태 관련 공지를 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최대 시장국가인 중국의 경기침체와 중국 내 현지산 저가 제품 유통량의 급증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 2022년 7626억원에서 2023년 3477억원으로 개선됐으나, 올해는 1분기에만 135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