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분야 선두 ‘엔허투’, 2029년 100억달러 매출 전망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 확보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에서 개발된 ADC는 없지만 국내 제약회사들과 바이오 기업들은 특허 등록과 지분투자, 공동연구 등 ADC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ADC를 이용한 항암제 개발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 중 하나다. ADC란 암세포 등의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 결합해 미리 부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죽이는 기술이다.
이벨류에이트는 ADC 시장 매출이 2015년 10억달러에서 2023년 100억달러로 증가했으며, 2028년에는 28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상용화에 성공하면 엄청난 자본을 거둬들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기에,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도 ADC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들이 넘어야할 산은 관련 분야 일인자인 일본 다이이찌산쿄 ‘엔허투’다. 화이자와 로슈 등은 ADC를 먼저 시장에 출시했지만, 사실상 엔허투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데이터 분석 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29년 다이이찌산쿄가 관련 시장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분야 선두 기업인 시젠과 로슈의 매출은 57억 달러와 35억 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둘을 합쳐도 다이이찌산쿄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ADC는 없다. 국내사들은 차세대 엔허투를 노리며 관련 기술 마련에 집중하는 중이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 후발주자인 대기업들은 ADC를 차세대 사업으로 정했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ADC 신약 개발보다는 플랫폼 기술을 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여러 바이오 대기업과 함께 개발에 참여하는 형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투셀,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 등과 ADC 개발을 진행 중이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으로 연말까지 가동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의약품 생산 분야 탑티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ADC개발에 성공한다면, 전세계 약품 공급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허투는 비급여 처방시 1바이알(100㎎)당 230만원인데, 지난 4월 상한금액 143만원으로 국내 급여에 등재됐다. 일반인은 섣불리 복용하기 어려운 비싼 약가다. 만약 국내사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약가도 낮출 수 있고 시장 영향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바이오 산업서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미 포화 상태인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고객사의 관심을 받기 위한 방안으로 “ADC 생산으로 차별화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약바이오 시장에선 이런 약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부족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임상에 참여하는 생산제품에 집중, ADC개발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하겠단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 등과 협력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2024년 12월 ADC 중 링커 특화기술을 보유한 앱티스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ADC 사업에 뛰어들었고 에스티팜 등 ADC의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계열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일본 현지 제약업계 관계자는 “ADC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엔허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의 대기업 산하 바이오사는 연구부터 대량생산까지 가능하단 장점이 있는데, 꼭 신약 개발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이 부분을 통해 관련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