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기업회생 신청받거나 못 받아도 문제
티몬·위메프,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 안내문 홈페이지·앱 공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여파가 큐텐 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31일 인터파크도서는 최근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영향으로 입점사인 교보문고가 거래를 중단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인터파크도서는 큐텐 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도서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다. 종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인터파크쇼핑과 AK몰도 인터파크커머스 산하에 있다.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이후에도 정상 운영됐지만,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지난 16일 AK몰과 인터파크쇼핑은 플랫폼 판매대금은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티메프와 같은 정산 이슈가 없음을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29일 일부 입점 판매자에게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간 주기인 티메프와 달리 주간 정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커머스는 매주 월요일 정산한다. 일부 PG사와 간편결제사가 인터파크커머스 판매대금을 묶어놓으면서 자금이 돌지 않아 전날부터 몇몇 판매자들에게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AK몰도 전날 정산 관련 공지에서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이 티메프 미정산 영향으로 판매대금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의 결제 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는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인터파크커머스나 AK몰은 정산을 못 하거나 정산 지연할 가능성이 없는지 물음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구 대표는 “별도의 시간을 준다면 티몬과 위메프를 구조조정 합병해서 사이트와 사업을 정상화하겠다 나는 정상화 될 수 있다 확신한다”며 “가장 큰 피해를 본 판매자분들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개선하고 관심 있는 분들은 저희 주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말은 곧 출자전환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원이 채권자들을 모아 회사가 파산되지 않도록 출자전환을 강제로 시키기 때문이다. 즉 채권자를 주주로 만들어 자본을 넣어 영업을 정상화하고 돈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업계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시 판매자는 기업회생절차에서 후순위가 된다. 전체 채권의 기업회생절차를 보면 일반적으로 20~30% 정도만 회생되기 때문에 구영배 대표가 일종의 배째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회생절차가 받아들여지면 판매자들은 사실상 완벽하게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에 40일 안에 정산받아야 할 돈을 10년에 걸쳐 받게 되는 등의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법원에서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큐텐 그룹의 재무 상태로 볼 때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파산시 민사로 소송을 걸 수 있지만, 상당한 시간과 변호사비용이 발생한다”며 “과거 머지포인트 때도 민사 승소했지만, 변제능력이 없어 현재까지 피해자들은 돈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몬과 위메프는 이날 기업회생 신청에 따른 법원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에 대한 안내와 관련해 "법원의 통제 감독하에 영업을 정상화하고 채권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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