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올해도 상위권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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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올해도 상위권 '요지부동'
  • 권한일 기자, 김수현 기자
  • 승인 2024.07.31 15: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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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삼성물산·현대건설로 시작하는 순위표
무사고·ESG 항목 강화에도 시공 실적 비중 커
"양극화 심각 현실, 줄세우기식 시평 의미 희석"
2024년 건설사별 시공능력순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 2년 연속 1~4위에 오른 삼성물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모습. 사진=각사 제공
2024년 건설사별 시공능력순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 2년 연속 1~4위에 오른 삼성물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모습.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올해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능력 순위표에 큰 변화는 없었다.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몇몇 중대형 건설사들의 등락 폭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시공능력 평가(토목건축부문)'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11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뒤이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에 이어 2~4위를 유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지난해 20조7295억보다 11조1241억원 늘어난 31조8536억원으로 평가됐다. 이어 현대건설(17조9436억원)과 대우건설(11조7087억원), 현대엔지니어링(9조980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5위와 6위 자리는 1년 만에 뒤바뀌었다. DL이앤씨(평가액 9조4921억원)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5위를, 작년 5위였던 GS건설(9조1556억원)은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GS건설이 시공하던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단지 전체를 허물고 전면 재시공 하기로 결정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위에서 9위도 지난해와 같이 △포스코이앤씨(9조1125억원) △롯데건설(6조4699억원) △SK에코플랜트(5조3711억원)가 자리했다.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평가액 5조1272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만에 10위로 복귀했다. 11위는 한화 건설부문(4조9673억원)이 차지했고, 지난해 10위에 올랐던 호반건설(4조343억원)은 2계단 하락한 12위를 기록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1조3249억원)은 1년 새 순위가 123계단이나 뛰어 38위에 안착해 시공능력 상위 100개사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이 회사는 국내외 대형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위주로 영위하고 있다. 최대 주주는 SK에코플랜트(지분율 52.65%)다.
 
이 밖에 두산에너빌리티(3조1224억원) 역시 순위를 28계단 끌어올리며 14위를 기록했다. GS계열 자이씨앤에이(1조4501억원)은 21계단 뛰어 오른 34위에 올랐고, CJ대한통운 건설부문(1조985억원)은 7계단 오른 44위에 랭크됐다. 또 대명건설(4513억원)이 28계단 상승한 73위를, 동아지질(3588억원)은 41단계가 상승한 84위, 대림(3282억원) 역시 30위를 뛰어올라 88위에 자리했다.

반면 △대방건설(23위·9계단↓) △태영건설(24위·8계단↓) △삼성E&A(46위·13계단↓) △라인건설(48위·8계단↓) △엘티삼보(62위·9계단↓) △금성백조주택(64위·15계단↓)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건설사 시공평가는 발주자가 적절한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과 경영 상태·기술 능력·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해당 결과는 발주처가 입찰 자격을 제한하거나 신용평가 및 보증심사 등에 쓰인다.  최근 몇 년간 중대 붕괴 사고가 이어지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2014년 이후 9년 만에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하고 무사고 및 ESG 강화 항목 등을 세분화하는 등 적용 범위를 확대·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건설사들의 수치화된 시공 실적과 함께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에 영업정지·과징금, 부실벌점, 공사대금 체불, 불공정거래 등을 평가항목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기존 공사실적(3년간 연차별 평균) 가점·감점 상하한선이 ±30%에서 50%까지로 가점·감점 확대됐고 부실벌점의 경우 최대 -3%에서 -9%로, 불공정거래(벌떼입찰 등으로 과징금)는 -5%에서 -7%로, 부도(회생·워크아웃 등)는 -5%에서 -30%로 페널티가 강화됐다.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3년 평균 공사실적의 비중이 여전히 가장 큰 만큼 구설이 많았던 몇몇 대형 브랜드 시공사가 여전히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빌라, 대형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 간 양극화 심화 추세에 따라 적절한 시공업체 선정이라는 시공능력평가의 취지 자체가 옅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양극화가 더해지면서 어차피 정비사업 조합 등 발주처와 부동산 개발업자는 브랜드 파워를 갖춘 일부 대형사들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며 "중대재해 등에 따른 사회적 평판도와 ESG 부문이 강화됐지만 사실상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건설사들을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개념의 현행 시공능력평가제도는 업체의 역량과 능력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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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기 2025-08-13 14:13:31
호반건설 부실공사 어디 신고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