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노린 무리한 사세 확장 역효과 낳아
사태 여파 큐텐그룹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
사태 여파 큐텐그룹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성공신화로 불린 구영배 큐텐 대표가 날개 없는 추락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때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키며 업계 전설로 군림했던 그가, 이제는 티메프(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과거의 영광은 이제 물거품이 됐고, 그 여파는 큐텐그룹을 넘어 산업 곳곳에 퍼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966년생인 구영배 대표는 전남 구례 출신으로 1991년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계 석유탐사회사 슐럼버거를 다니다가 1999년 이커머스 업계에 투신했다. 인터파크 사내벤처인 구스닥을 자본금 10억원 별도법인으로 만들었다. 2003년 사명을 G마켓으로 변경하고 오픈마켓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업계에서 본격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G마켓은 2005년 거래액 1조원 넘어서고 2006년 미국 나스닥에도 안착시켰다. 2007년에는 이커머스업계 최초 연간 거래액 3조원을 달성했다. 당시 최강자인 옥션을 제치고 업계 1위를 거머쥐었다. 2009년 구 대표는 G마켓을 옥션 운영사인 이베이에 5500억원을 받고 팔았다. 매각 과정에서 구 대표가 거둔 이익만 700억원이다. 국내 시장에서 10년간 겸업금지라는 조약도 맺으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구 대표는 2010년 이베이와 합작해 싱가포르에 큐텐테크놀로지(구 지오시스)를 설립한 뒤 2012년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을 출범시켰다. 싱가포르를 넘어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인도 등까지 사세를 넓혔다 겸업금지 조항에서 풀린 2019년 큐텐을 비롯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을 만들었다. 2022년 10월 티몬을 시작으로 광폭 인수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인터파크커머스, 4월 위메프를 연이어 품에 안았다. 올초에도 위시와 AK몰까지 인수했다. 불과 2년 사이 기업 5개를 손에 넣고 외형 성장을 꾀하면서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의 꿈도 곧 이뤄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계열사 수익성 개선은 뒤로 한 채 무리한 인수 정책을 펼친 결과, 티메프 판매대금 정산지연 사태를 시작으로 그룹사 전체가 존망 위기에 처했다. 사태 여파가 큐텐그룹을 넘어 다양한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어 언제 일단락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커머스 신뢰도 떨어진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들마저 논란에 휩싸이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품권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티메프 사태 관련 간담회를 잇달아 진행하면서 앞으로 관련 재발 방지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의 추후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거래분을 감안해보면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에 대한 이미지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어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