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관측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ETF에서 4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규모는 약 4억2300만달러(약 5801억원) 수준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서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된 가운데 이러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중요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의 인공지능(AI) 관련 실적 실망감 속에 주가지수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도 최근 16% 넘게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500억달러(약 205조원) 이상이 줄어든 바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경우 2021년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지난달 미국 시장 출시 이후 5억달러(약 6860억원)가 순유출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앞서 코인셰어즈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일까지 일주일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 각각 4억달러(약 5488억원)와 1억4600만달러(약 2003억원)가 유출됐으며, 2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은 약 3개월 만에 최대라고 전했다. 주간 단위로 비트코인 ETF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5주 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7만3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도 7만달러에 근접했지만 이후 약 30% 폭락, 전일 4만9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다만 코인마켓캡을 보면 한국시간 6일 오전 11시 4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3.29% 오른 5만5844달러를 기록 중이다.
FRNT 파이낸셜의 스테판 오엘렛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24시간 거래되다 보니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 약세 등에 취약하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빠르게 현금을 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은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은 비트코인의 핵심 명제를 반영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이 잘못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는 현재가 비트코인 투자 때 생각했던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