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위주 바이오社, 역대 최고 매출 기록
제약-바이오 기업간 격차 커져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올해 2분기 국내 제약사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의정 갈등으로 수술 및 처방 건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7일 각 제약사 2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종근당과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
종근당은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3850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34.6% 줄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은 매출 5146억원으로 6.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5% 줄어든 157억원이다.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은 R&D 비용이 동 기간 382억원에서 535억원으로 39.8% 증가한 탓이 크다. 다만 2분기 약품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1.8% 감소(총 3391억원)한 영향도 있다. 특히 의정갈등의 영향으로 처방 약품 매출이 지난해 2분기 2951억원에서 2.8% 줄어든 2867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술 관련 의약품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JW중외제약의 동기간 매출은 별도 기준 매출 1707억원으로, 7% 줄었다. 영업이익은 44.9% 감소한 125억원을 기록했다. 필수 원내 의약품인 기초수액제와 수출 실적이 다소 부진했으며, 경상연구개발비 증가가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일명 ‘빅5 병원’을 비롯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담당하던 전국 주요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없이 운영 중인 만큼, 수술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공의를 대신해 의료 현장을 맡던 교수들은 최근 피로 누적을 이유로 추가적인 진료 축소에 나서면서, 수술 규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의정갈등 장기화는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 △내수 기업과 수출 전문 기업 간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분야서 글로벌 선두를 달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의정갈등 여파에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다. CDMO는 대부분 해외 클라이언트의 수주를 받는 수출 산업으로, 국내 의정갈등과는 큰 연관이 없다.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 87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66.9%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분기 최대 매출이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선전과 후속 제품들의 고른 매출 증가로 실적 상승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103.6% 성장했다.
한미약품은 다른 주요 제약사와는 달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3781억원과 영업이익 581억원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75.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동기간 매출이 9.6% 올라 987억원을 기록했다. 의정갈등 여파가 없는 해외 법인에서의 실적으로 업계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낸 셈이다.
올해 초 의정갈등 초기부터 업계 최상위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의 실적 차이는 이미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제약업계 1분기 영업이익 1위는 한미약품(766억원)인데, 바이오업계 실적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연결기준, 2213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차이난다.
중소 제약사 S사 관계자는 “산업군을 분류할 때 제약과 바이오를 하나로 묶지만, 두 분야를 함께 놓기엔 이젠 경제 규모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보건의료에 기여한다는 점은 같지만, 수익이 발생하는 주요 방식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