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구글 독점기업” 명명, 중동 전운 고조 등 악재多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블랙먼데이’로 폭락한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엔케리·빅테크·중동불안’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R(Recession : 경기침체)의 공포로 대폭락한 뉴욕증시는 6일(현지시간) 공포 심리가 수그러들면서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 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6%(294.39) 오른 38,997.66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04%(53.70) 상승한 5240.03. 나스닥종합지수는 16366.85로 거래를 마감, 전장 대비 1.03%(166.77) 올랐다. 유럽증시도 소폭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9%(1.39) 오른 488.44에 마감했다.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7일 2568.41로 장마감, 전일 대비 1.83%(46.26) 올랐다. 일본 니케이 225지수 또한 이날 3만5089.62로 전일보다 1.19%(414.16) 상승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반등을 기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첫 번째로 투자자들이 전날의 폭락장으로 할인 매수 기회를 모색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 인사들이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시장을 진정시킨 것도 분위기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등을 보였지만 불안한 요소는 산적하다. 우선 블랙먼데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빅테크에서 악재가 최근 발생했다. 미국 워싱텅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5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구글에 대해 제기한 반독점 소송과 관련, 277쪽 의견서를 통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그 지위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경쟁을 제한했다”며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연방 독점금지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 거대 기술 기업의 권력에 타격을 주고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며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6일 애플은 0.97%,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0.06% 주가가 떨어졌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판결은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규정한 것으로 애플·아마존·메타 등 미국 내에서 반독점 소송을 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게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불안 역시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잇는 요소다.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이란에서 암살한 가운데 이란의 보복성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마스가 6일(현지시간) 하니예 후임으로 강경파인 가자기구 지도자 야흐야 산와르를 선출함으로써 이란-이스라엘-하마스를 둘러싼 중동지역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는 4거래일 만에 반등한 뉴욕 증시 상단을 제한시키는 등 향후 증시 반등의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폭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엔 케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글로벌 증시의 불안 요소다. 일본 중앙은행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미국의 기술주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엔 캐리 트레이드로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를 산 투자자들이 지속적인 청산에 나서 추가적인 증시 폭락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일본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촉발된 시장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시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시장이 불안하면 금리 인상을 안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일본은행 단기정책금리 인상 이후 확대된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불렀다.
앞서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0.0∼0.1% 정도에서 0.25% 정도로 인상하며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촉발했고, ‘블랙먼데이’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효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