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부족에 항생제 내성·남용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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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부족에 항생제 내성·남용 우려 커져
  • 이용 기자
  • 승인 2024.08.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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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주차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잠정 1357명
코로나19 치료제 부족으로 항생제 처방
서울 시내 한 약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약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관련 치료제가 부족해 항생제를 오남용할 위험이 커졌다.

19일 관련 업계 및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치료제 물량이 부족하자 일부 의료인은 항생제를 대신 처방해 주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개학이 시작되는 시기를 맞아 학교 집단환자 발생 예방을 위해 가족들의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권고했다.
질병관리청은 8월 2주차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잠정 1357명에 달했다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추가확보 치료제를 공급할 예정인 만큼, 당분간 적절한 처방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통상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질병엔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다만 호흡기 질환으로 하기도감염이 발생할 경우, 이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는 사례는 있다. 실제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2002년 73.33%를 기록한 뒤 20여 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59.76%로 전년도 54.06% 대비 5.70%포인트 증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 60.09%, 병원 58.53%, 종합병원 46.67%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8.87%로 가장 낮았다. 팬데믹 시절과 마찬가지로, 최근 코로나19 유행에도 치료와 관련없는 항생제가 오남용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가정병원 의료인은 “환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전을 줘봤자 약국에 물량이 없어 받지 못한다. 일단 추가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항생제나 해열진통제를 처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 증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항생제 내성(AMR)으로 2050년까지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생제 내성이 확산된 이유는 박테리아가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박테리아 종은 ‘슈퍼버그’가 돼 다양한 치료에 대해 내성을 갖게 됐다, AMR은 2019년 전 세계적으로 127만 명의 사망자를 직접 발생시켰으며 추가로 495만 명의 사망요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유전 물질을 전달하는 박테리아와 미생물은 모두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항생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저항성 발생 및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다. 만약 항생제 치료로 감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약물과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미생물만 남게 되고, 증식해서 내성이 발생하게 된다. 서울 가정병원 의료인은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항생제를 상당히 오남용하는 편이다. 비전문가의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질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의 처방 없이 환자가 직접 복용하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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