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정부·여당 신의성실 믿고 선임 절차 들어가기로"
청문회 불참 이진숙·김태규 고발…"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 야당 몫 위원을 추천하기로 했다. 이미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탄핵 심판으로 직무 정지된 상황에서 야당 추천 위원 2명과 여당 추천 위원 1명이 함께 임명되면 김태규 부위원장을 포함, 여야 2 대 2 구도가 되기 때문에 여당 쪽의 일방적인 안건 처리를 방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21일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 장악 관련 3차 청문회'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을 추천하기로 했다"며 "(정부·여당의) 신의성실 원칙을 믿고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다면 대통령께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을 임명하게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할 것인지 물었다. 최형두 과방위 간사가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며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2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해 주고, 여야 추천 방통위원들이 함께 공영방송 이사를 재추천하기를 기대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윤 대통령이 야당 추천 위원을 임명할지 여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회가 최 위원장을 민주당 몫 방통위원으로 추천하자 최 위원장의 결격 사유를 두고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맡겼고, 이후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으면서 같은 해 8월 방통위원들의 임기가 끝났다. 최 위원장은 11월 자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방통위 2인 체제 운영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국민의힘은 그 부분에 있어 신의를 지킬 것"이라면서도 "방통위의 이번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방통위가 '5인 체제'였다면 아무 문제 없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5인 체제 복원을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아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까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려면 이 위원장의 헌법재판소에 탄핵 심판 종결과 5인 체제 즉각 복원을 위한 동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여당에서 추천한 방통위원 한 분에 대해 의결해 줄 것을 최 위원장이 다짐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나 방통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민주당이 추천하지 않은 것"이라며 "2인 체제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 개최 자체를 놓고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강행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명의 임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 정지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 청문회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청문회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야당에선 법원 판결과 방통위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따져 묻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청문회는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그대로 열렸다.
한편 이날 과방위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불출석에 대해 고발 조처를 하기로 결정했다.
최 위원장은 "출석 요구에도 지금까지 과방위 회의장에 출석 안 한 이진숙 위원장, 김태규 직무대행을 고발하기로 간사와 협의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이 위원장, 김 부위원장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제12조 및 제15조에 따라 불출석 등의 죄로 고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