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공영방송에서 광복절 당일 기미가요와 이승만 다큐를 틀게 하고, 독립기념관장은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 국적은 일본이라고 떠들고, 외교부 장관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반대가 자폭 한풀이라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주권과 자긍심이 무려 정부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폄하하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부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다.
웹소설도 이렇게 쓰면 독자들이 욕하면서 죄다 하차한다. 만약 정치소설에 저런 정부를 묘사한다면 독자들의 반응이 예상된다. '요즘 세상에 저정도의 친일이 어딨냐', '악역의 설정이 너무 납작(단순)하다', '작가가 독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얕잡아 본다'···.
그런데 이게 왜 진짜지. 정치면 기사를 보면 도통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 가끔 필자를 대상으로 세상이 다 몰카 중인 것 같기도 하다.
현실이 소설보다 더 비현실적인 설정값을 가진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네 정치적 환경이 기괴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기대하는 정치적 도덕성과 상식이 붕괴됐기 때문일까. 정치권은 늘 자신들이 국민의 여론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대변하는 여론이 과연 국민 총의에 의한 것인지는 늘 증명에 실패하고 있다. 우리는 현 시점에 정치권의 도덕성과 상식이 국민의 수준과 같거나 또는 더 낫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한국정치'라는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들의 절치부심을 요구한다. 좋은 소설 작가들은 적어도 작품을 적기 전 자료조사를 철저히 한다. 그래야 현장감 있고 의미 있는 소설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한국정치'의 작가들은 최근 아무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무의미한 문장의 나열만 늘어놓고 있다. 독자인 국민들의 피로감이 너무도 심하다.
정부의 의사결정이 현실에서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단순 '친일 정부'로 규정해서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발언들은 그 방향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그만큼 사회적 공감대와 동떨어진 사람들이 의사결정권자라는 방증이다.
사회적 공감대를 키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필터버블'로 가득 찬 유튜브를 끄고, 자신들의 지지자로만 가득 찬 팬카페에서 나와야 한다. 그들은 결코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존재가 아니다. 더는 '한국정치'를 졸작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