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실적 부진에 인력 조정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 업체들은 인력을 감축하는 등 비상 경영 체제를 강화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인 범용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인력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대비 직원 수를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먼저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직원 수는 6431명으로 1년 전(6724명) 대비 293명 줄었고, 같은 기간 급여 총액도 589억원 감소한 344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직원 수는 4904명으로 전년 동기 4965명 대비 61명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2464억원에 달하는 만큼 비상 경영 보폭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기초소재 부문은 '비상 경영에 따른 출장 및 근태 운영 가이드라인'을 공지하고 국내외 출장 인원을 전년 대비 20% 줄이기로 했다. 임원 항공권 등급도 비행 10시간 이내인 경우 한 단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직원 수는 5768명으로 1년 전 5975명에서 207명 줄었다. 전사 영업손실은 322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반면 합성고무의 수익성 개선으로 깜짝 실적을 거둔 금호석유화학은 직원을 늘렸다. 지난해 상반기 1502명에서 1571명으로 69명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51.6% 늘었다. 석화업계의 인력 축소 현상은 전반적인 시황 부진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이달 기준 톤당 130달러에 불과하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의 절반 이하에 그치고 있다.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셈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스페셜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범용 제품 비중을 2030년까지 30%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을 지난해 5조원에서 2030년에 8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LG화학도 태양광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등 친환경 스페셜티 개발 및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석화도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한 스페셜티 제품을, DL케미칼도 POE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꾀하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